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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좋은 것

크게, 매우 아름답게 휘두르며


드디어 야구의 시간이 찾아왔어요.
세세한 규칙이나 공의 구질같은 건 하나도 몰라도 좋아해요.
그저 왼손으로 던지는 투수는 좌완, 담장을 넘기면 홈런 정도를 아는 수준이랄까.
OPS니 QS, B/BB, RC27같은 어려운 단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열심히 던지고, 열심히 치고 달리고, 몸을 던져 잡아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팬들도 있게 마련이죠.
다즈냥은 어느 편이냐 하면,
응원팀이 이기면 신나해하고, 응원하는 선수가 잘하면 눈물도 흘리고,
때론 10연패를 해도, 초봄에 말아먹다가도 5울부터 잘하고 
여름만 되면 죽만 쑤다가 가을되면 갑자기 각목을 들고 설치는
단군조선 이래 반만년 외척가문 팀을 응원하는 .
절대 무식을 자랑하는 팬이지요.

오늘 소개할, 아니 오래간만에 다룰 작품은 크게 휘두르며입니다.
이 작품은 정말 아름다워요.
공던지는 동작 하나하나 허세를 부리지 않아요.
잘 잡거나, 놓치거나 아이들의 동작 하나하나 세심하게,
엘리트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이 아닌 좋아서 하는 아이들다운 묘사여요.
그런 면이 오히려 이 작품을 살아있게 해줘요.
너무 야구 잘하는 티를 안낸다는 거죠.
물론 잘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여기에 나오는 친구들은 좀 더 야구소년에 가까워요

너무 소심해 자기 노력의 반도 인정받지 못하는 투수가 있어요.
던지고 싶은데 좀 더 던지고 싶은데 워낙 자기 주장이 없다보니
타인의 오해를 사고, 그로인해 더 위축이 된 친구예요.
세상의 모든 고교야구 투수들이 우에스기 타츠야라던가, 
쿠나미 히로, 키타무라 코우는 아니예요.
광속구는 꿈도 꾸지 못하고 대신 9분할의 제구력이 있어요.
극 중의 대사처럼 속구는 재능이지만 제구는 노력으로 이루는 거지요.
알아주는 친구들을 만나며, 자기의 공을 받아주는 포수를 만나며
소외되고, 구박받는 아픔을 속으로 삭혀가며 해낸 노력이
한 송이, 한 송이씩 싹을 틔워가고 있어요.
이 이야기의 축은 그런 소년과 약간은 자기만 아는 철부지 포수가
서로 관계성을 늘려가는 것이예요.(아직 한 쪽은 화내고, 한 쪽은 움찔하고 있죠)

아주 격렬한 피의 용솟음도, 극한의 절망에서 일어서 대지에 서는 것은 없습니다.
반드시 깨뜨려 부수고픈 절대악도 없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하고 승리하면 기뻐하고, 지면 눈물을 흘리는 
너무 착해서 이래도 되는 거냐란 생각이 들만큼 순수한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한 번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4월 현재 2기인 여름대회편이 방영될 예정입니다.
안보신 분들이나, 복습(!)을 하실 분들은 1기를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다즈냥은 복습쪽입니다.

※ 히구치 아사의 원작은 국내 기준 12권이 번역 간행되고 있어요.

총평 : 모에 아가레 모에 아가레~

주) 애니 평가기준은 건담 명대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좋은 것이다 (지온군 대령 마쿠베 대사 / Fantastic!)
모에 아가레 모에 아가레~ (건담 오프닝 / Good)
아무로 나갑니다~! (연방군 소위 아무로 출격시 / 감 좋아요)
자쿠와는 달라! (지온군 대위 란바 랄 / 그래봤자 그프..)
난 살거다 살아서 아이나와 결혼할 거다 (08소대장 / 쌩뚱맞죠?!)
그대는 시대의 눈물을 본다 (Z건담 차회예고 / 보다가 울고 싶은 애니가 있을 때) 
그대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건담 차회 예고 / 살려주셈!! 엉!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