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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乾談諺解

건담을 말하다..

개인 블로그에 아주 오래전에 쓴 글입니다. 한 5년 되었나요?
그새 많은 게 바뀌었는데
여전히 우주세기물만 좋아한다는 것(다만 비우주세기물에 대한 거부감은 줄었습니다)
우주세기물은 아므로와 샤아의 연대기로 보는 점(유니콘이나 하사웨이, 빅토리는???) 정도?
달라진 것은.. 음.. 그러니까 지온을 버리고 연방으로 전향했습니다!!
요즘 다른데서 쓰는 닉도 연방의 폭죽을..
뭐, 결코 금발씨의 미인계에 넘어간 건 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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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에 대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 방에서 저를 상대로 혼자서..


문 00 : 당신은 UC파인가? 아님 윙 또는 시드파인가?
답 : 한마디로 '지온이 없는 건담은 죄다 버려라!'파다.

문 01 : 그래? 완고한 UC파군.. 그렇다면 제일 좋아하는 건담 시리즈는?
답 : 최고의 걸작은 퍼스트 건담(이후 퍼스트로 약칭)지만 개인적으론 08소대가 맘에 든다.

문 02 : 뉴타입이나 시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질적인 작품이다. 08소대를 꼽은 이유는?
답 : 08소대는 약자들의 독립이나 뉴타입같은 담론도, 거대한 역사의 흐름도 말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 휘말려 영문도 모르고, 내일의 운명도 모르게 달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맘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상대를 앞에 둔 공포를 체험했다.(진압병과 출신) 거기엔 그런 병사들의 심정이 잘 녹아있었다.

문 03 : 제일 좋아하는 MS와 제일 싫어하는 MS를 골라본다면..?
답 : 당연히 MS-06F 자쿠2다. 사실 건담이나 이후에 등장한 것들에 비해 약체로 그려졌지만 실제로 루움전투 이래 가장 오랬동안 전장을 지배했었고, 또 퍼스트에서 그나마 병기로서 리얼로봇에 가장 가까운 녀석이다.
제일 싫어하는 녀석은 앗시마. 왜? 수송기한테도 당하잖나.(웃음)


문 04 : 역대 건담 피일럿에서 최고는? 그리고 최악은?
답 : 최고는 역시 아므로 레이다. 뭐, 많은 이들이 카뮤 비단이 최고라고 하지만, 그래도 미치지 않고 성장해갔다는 점에서 난 아므로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약체는 당연히 코우 우라키다. 녀석의 센스는 그야말로 꽝. 건담이 불쌍하다.
(그래도 제일 성실하지 않았나? 약까지 빨아가며 열심히 일했지 않나?)
하지만 각성제를 먹어가면서도 미치지 않았으니 '정상적인' 뉴타입은 아니지 않나(웃음)


문 05 : 당신이 생각하는 건담 최고의 여성은? 혹시 미네바는 아니겠지?
답 : (버럭!) 내가 로리총수 아즈너블 대령인가? 최고는 역시 세일러 마스다. 내게는 은철의 메텔이나 다름없다. 그 다음은 아이나 사할린과 에마 신이 다투는 중이다. 항상 2,3위가 엎치락 뒤치락 한다. 요즘에는 아이나 우세.

문 06 : 건담에서 가장 맘에 든 대사는 뭔가? 설마 "나는 살아서 아이나와 결혼할꺼다~!"는 아니겠지?
답 : (폭소) 물론 그 대사는 좋아하는 편이지만 역시 마쿠베 대령한테는 당할 수 없다. "그것은 좋은 것이다~" 이건 성스러운 말씀의 경지다.

문 07 : 마쿠베라.. 취향 한번 독특하군. 건담은 거의 연방이나 지온이 아닌 스페이스 노이드의 시각에서 진행되지 않는가? 당신은 약간 지온 성향으로 보인다. 그런가?
답 : 지온을 좋아하지만 자비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연방이나 지온이나 어느 편에 서고 싶지 않았는데 0083을 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데라즈 함대가 전면적으로 나서니까 어디 숨겨둔 자쿠 몰고 막 달려오는 지온 병사들 나오지 않나. 거기서 결정적으로 지온이 좋아졌다. 연방이나 에우고나 제멋대로 행동하는 작자들로 넘치지 않나? 살제의 전장에서 그 따위로 행동하면 아무리 뉴타입부대라도 몰살이다. 리얼로봇의 장을 열었다는 토미노지만 조직 묘사만은 언리얼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적이었던 지온은 의기가 있었다. 자비가는 도즐 빼고 쓰레기였지만(가르마도 꽤 나은편) 적어도 하급장교나 병사들은 최고였다.

문 08 : 약간이 아니고 상당히 경도되어 있다.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 그럼 지온에서 제일 맘에 드는 녀석은?
답 : 기렌 자비.. 농담이다.(-_-;;;) 아나벨 가토와 노리스. 가토의 최후와 노리스의 '재미있는 인생이었다'는 말은 인상깊었다. 란바 랄도 멋있지만 노리스만은 못하다.

문 09 : 답변에서 샤아는 빠져있군. 의외다. 그래도 녀석은 (어떤 의미론) 지온의 상징이 아닐까? 샤아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 궁금하다.
답 : 전쟁이 끝나고 미친 것은 카뮤지만(그래서 병원에 가서 "렌은 처녀였다~!"라고 했다. 아~! 모르는 분들께 설명하자면 카뮤 성우는 "야근병동"에서 주인공 의사로 나온다) 사실 UC 연대기를 통틀어 가장 상처를 입은 녀석은 샤아라고 생각한다. 어려선 아버지를 잃었고, 젊어선 복수를 위해 전장을 헤메다.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다른 사람을 위해 싸우기도 했다. 그런데 전혀 변하지 않고 나빠지는 현실에서 절망한 나머지 극단적인 해결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캬뮤는 정신병원으로 가서 현실에서 도망갈 수 있었고, 아므로는 내면의 성장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견뎌낼 수 있었지만 샤아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역습의 샤아에서의 샤아를 긍정한다. 원래 영웅의 말로는 순교자 아니면 폭군이다. 건담 UC연대기는 어떤 의미에서 샤아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역습의 샤아는 건담사가의 결말이기도 하지만 통상의 3배가 슬픈 이야기다.

문 10 : 아까 당신은 UC파라고 했는데 그 이후의 V나 F91은 논외인 것 같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헤이세이 건담, 특히 최근작인 시드, 데스티니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궁금하다.
답 : 솔직히 윙까지는 관심 없다. 그나마 그것들은 건담을 표방하긴 했지만 우주세기를 이용해먹지 않았다. 그점에서 나는 비적대적이다. 다만 좋아할 생각은 없다. 뭐, 내 앞에서 "우리(뇌충)오빠 롹 잘해염~"이라고 하면 공존할 수 있다. 하지만 시드, 시드 데스티니가 좋다고 한다면.. 솔직히 대접받을 생각 안하는 게 좋다.

문 : 성실한 답변 고맙다.
답 : 날더러 성실하다니... 욕하는 건가?
문 : (당황) 그.. 그런가?
답 : 당연하지. 귀차니스트보고 성실하다니. 장약 가득 채운 120mm라이플탄에 쑤셔박고 마젤란 함교에다 갈겨버릴 수 있는 실례다.
문 : 미안하다. 불성실한 답변 고맙다.
답 : 뭐, 나중에 생각나면 라일라 대위의 샤워신이나 포우의 욕탕신에 대해서도 토론하자.
문 : 좋다. 단 거기에 미라이씨의 목욕타월 두른 모습도 넣어야 한다.
답 : 알았다. 나중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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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