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필요에 따라 반복 걸어놓고 듣는 음악이 있었습니다. 뚜껑열리기 직전에는 조지 윈스턴의 Color/Dance를 틀었고, 삼국지를 할 때는 버전이 몇이던 5의 오프닝 용천을 틀고(나중에 화룡진군 포함).. 마감이 급해 미친듯이 타이핑을 할 때면 이 곡을 들었습니다. 이 곡을 틀 때의 모습이란 영락없이 말만 안하는 카스미가오카 우타하였죠. -_-;;
이 음악은 전투요정 유키카제 5편의 OVA중 2~5의 오프닝으로 쓰였습니다.(1은 린 잭슨의 테마가 오프닝) 실제 애니 오프닝 영상은 이렇습니다.
공중전을 소재로한 애니답게 꽤 박진감 넘치는 곡이죠? 그래서 뭔가 몸과 머리 속의 RPM을 높여야할 때 이 곡은 꽤 쏠쏠한 효과를 보여주었지요. 개인적으로 드럼이란 악기를 좋아하다보니 이 속의 그야말로 작열하는 드럼연주가 그야말로 부스터 효과를 내준 것 같군요.(한때 필 콜린즈의 노래만 달고 산 이유도 그가 드러머였기 때문인거 같음)
출처는 얀데레. 하도 오래되어서 그림도 없음. 나머지 하나는 메이브라(-_-;;) 1화의 그 공중전 그림임..
전투요정 유카카제를 애니로만 알고 계신 분이 많은 데, 원래는 일본의 SF소설가 칸바야시 쵸헤이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나름 일본 SF의 수작으로 불리기도 하죠. 그걸 왕년의 애니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인 곤조가 만들었습니다.(솔티레이 이후 정나미가 떨어졌다가.. 스트라이크 위치스로 돌아왔지요. -_-;;)
뭐 어느 작품이나 널린 과학적 오류는 넘어가더라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마크로스 제로와 함께 공중전 영상의 일대 진화를 가져다준 작품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마크로스의 이타노 서커스, 에어리어 88의 공중전을 뛰어넘은 영상미를 보여주었습니다. 마침 (개인적으론 매우 좋아하지만) 그 시대 영상보다 더 퇴보한듯한 에어리어 88 TV 리메이크판을 보며 "절망했다! OVA보다 못한 TV판에 절망했다!"를 외쳤던 사람들도 많죠. 원체 곤조야 극단적으로 CG 영상에 목숨거는 제작사이다 보니 영상 하나는 잘빠졌습니다. 메이킹 필름보면 항공자위대의 협조를 많이 받았더군요. 애니메이터들이 실제 전투기에도 타보고, 이착륙이나 비행영상을 많이 찍기도 했어요.
그런데 칭찬할 것은 정말 잘 빠진 음악과 영상입니다. 곤조가 괜히 곤조가 이니듯, 당시 세력을 확대해가던 "부녀자腐女子" 취향에도 부합하느라 BL(고전 어휘로는 장미, 우리나라에선 "등짝을 보자")도 섞고 원래는 차가운 도시 남자 정도인 주인공 후카이 레이를 부적응자로 만들고, 기계, 외계생명체, 인간이 서로 얽힌 소설 속 전쟁의 모습을 많이 쳐냈지요. 너무 쳐내다보니 마지막 5편의 최후의 전투는 이게 어떤 상황에서 일어나고, 쟈들은 와 저카는지 소설을 읽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게 해놓았지요.(역시 곤조는 영상만 보면 되는거냣!) 개인적으로 제설작업원 이야기가 안들어간 게 아쉽긴 합니다. 외계 생명체 이상으로 컴퓨터의 존재도 그만큼 이 작품에서 중요한데 말이죠.
@#는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은 걸!..이 나오기 전까지 곤조 작품은 거부할 정도였지요. 상장폐지를 겪을 때도 고소하다고 박수를 쳤고, 그 뿌리였던 가이낙스가 C3부로 말아먹을 때도 그럼 그렇지 니놈들은.. 하고 비웃었는데 스트라이크 위치스와 사키를 보고 오잉 했는데.. 이번 분기 신작을 거의 안보는 와중에도 "그것은 성우"만은 닥본사하면서 이게 곤조 작품이란 것은 종영 무렵에야 알았네요. 유키카제를 보다가 그것은 성우를 보면 얘들이 바뀌긴 했나보다 하는 놀라움마져 듭니다.
말꼬리 ------------------
1,
욕을 좀 했지만 유키카제는 그래도 잘만든 작품 안에는 들어갑니다.
2.
개인적으로 21세기 들어 가장 잘만든 SF애니라고 생각하는 교향시편 에우레카 7에도 이타노 서커스는 살아 숨쉬지요.
3.
당시 곤조가 얼마나 개판으로 운영했나 하면 4편 나온 직후 유키카제 캐릭터 디자인 했던 양반이 이 色姬들과 일 못하겠네라고 펜을 던진 사건도 있었지요. 그런데 어떻게 5편이 나왔습니다!!
4.
칸바야시 쵸헤이가 얼른 유키카제 3권을 탈고하여 인간과 기계의 공생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셔야 하는데.. 이 분 연재속도는 FSS도 초고속으로 착각케 만드는 정도라.. T_T.
5.
주인공 후카이 레이의 성우로 사카이 마사토가 맡는 바람에(이후 푸른 문학시리즈에서도 주연을 함) 성우라고 입력되고 나니. 리갈하이를 보면서 "와~! 성우가 드라마 주연도 하네.. 음메.. 연기도 잘하네.." 이런 개드립중입니다.
제임스 부커 소령왈, "나의 레이짱은 그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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