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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애니음악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ED 작은 모험가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줄여서 코노스바)은 이번 분기에 매우 두근거리며 보는 작품입니다. 생각해보니 마왕이니 용사니 하는 것은 장르를 비비꼬앗던 오늘부터 마왕, 알바뛰는 마왕 같은 작품뿐이로군요. 반제의 제왕이나 왕좌의 게임같은 부류의 책은 아예 보지 않았고(해리포터를 봤을리가요)


애니 음악을 평가할 때 가장 우선 순위로 놓는 것은 해당 작품과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는가입니다. 출연 성우가 더듬더듬 불러도 그 배역과 작품 분위기랑 잘 맞아 떨어진다면 좋은 점수를 주고, 아무리 잘부르는 가수가 나와 불러도 붕 떠버리면 가차없이 악평을 내립니다. 그런 기준에 맞지 않는데도 점수를 준 건 몇 곡 안됩니다. 여태까지 들었던 애니 음악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은(제목은 이 블로그 그만두는 날에나 밝힐 겁니다) 그렇지 않은 유일한 곡입니다.


얼핏 들으면 작품 분위기, 다른 노래랑 전혀 다른데도 곰곰히 듣노라면 역설적으로 잘 맞는 노래도 있습니다. 스쿨럼블 2기의 엔딩이었던 "이 눈물이 있어 다음 걸음이 있어"는 같은 가수(토키토 아미)가 부른 오프닝과도 매우 이질적이고 스쿨럼블 작품 전체와도 분위기가 다릅니다만 왁자지껄한 소동 아래 숨겨진 그 시절 소년 소녀들의 아픔과 고민을 그려내고 있어 작품을 더 빛나게 하지요.



오늘 이야기할 이 노래도 그렇습니다. 주변에서는 귀축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가장 정상인인 주인공 카즈마, 덩달아 하계로 떨어진 잉여신(잉여+여신) 아쿠아, 파괴력은 절륜하나 중2병으로 가득한 마법사 메구밍, 칼을 쓰지 못하는 극M여기사 다크네스. 네 사람이 벌이는 왁자지껄한 소동을 다루는 코노스바에서 이렇게 중세의 유랑가객이 불렀을 것 같은 분위기의 노래는 딱 들어맞지 않습니다. 설령 이 노래를 잉여신과 중2병과 개변태가 불렀다고 해도 말이죠.


그러나 이 노래는 카즈마 일행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 아직 평화로운 마을에서 시간을 떼우는 시점의 평온한(?) 일상을 다루지요. 좀 있으면 그들의 모험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 없어질 것이고, 또 이 세계(여기에서 '이'는 이곳을 뜻하기도 하지만 주인공 두 사람에게는 다른異 세계입니다)에서의 시간이 제한적'일' 카즈마와 아쿠아에겐 소소한 여유가 있었지요. 그런 흐름을 읽고 이 노래를 들으면 역설적이게도 가장 이 작품의 이면을 잘 본여줍니다. 아직 완결이 안난 원작소설이지만 만약 결말이 정착이 아닌 귀환이 된다면 은하영웅전설 3기 엔딩 "환송의 노래"처럼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문득 생각나 눈 앞이 흐릿해지는 느낌이 되겠지요.(개인적으로는 카즈마와 아쿠아의 정착을 밀고 있지만요)


수레를 끄는 게 잉여신 아쿠아, 장작을 패는 건 개변태 다크네스, 앉아 책을 읽는 것은 중2병 메구밍, 등짝(!)을 보이는 것은 귀축마(-_-;;) 카즈마.


이 노래를 더욱 좋아하게 된 것은 앨범 표지입니다. TV판 엔딩에서는 먼발치에서 바라봤다면 이 그림은 매우 가까이서 잡은 그들의 평화로운 저녁이지요.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ED 자그마한 모험자

노래 : 아쿠아, 메구밍, 다크네스


転んで擦りむいたとこ

코론데스리무이타토코

넘어져서 까진 곳에


血が渗んで滲みるけれど

치가니진데시미루케레도

피가 번져서 따갑지만


へっちゃらさ すぐ治るから

헷챠라사 스구나오루카라

걱정 마 바로 나을테니까


明日にはかさぶた出来る

아시타니와카사부타데키루

내일이면 딱지가 져 있을거야


今日もまた 馬鹿にされたよ

쿄오모마타 바카니사레타요

오늘도 또 바보취급 당했다구


恥ずかしいし 悔しいけれど

하즈카시이시 쿠야시이케레도

부끄럽고 분하기는 하지만


へっちゃらさ 覚えておけよ

헷챠라사 오보에테오케요

아무것도 아냐 기억해두라고


今に笑い返してやる

이마니와라이카에시테야루

조만간 웃으며 돌려주겠어


岬から船を出せば

미사키카라후네오다세바

곶에서 배를 대면


風を受け 帆が膨らむ

카제오우케 호가후쿠라무

바람을 받아 돛이 부풀어


僕は今 土を離れ

보쿠와이마 츠치오하나레

나는 지금 땅을 벗어나


真夏の海を股に掛ける

마나츠노우미오마타니카케루

한 여름의 바다를  두루 돌아다니고 있어



喧嘩してなぐられたとこ

겐카시테나구라레타토코

싸움을 하고 맞은 곳이


紫色痣になった

무라사키이로아자니낫타

보라색으로 멍이 들었어


へっちゃらさ 今日の所は

헷챠라사 쿄오노도코로와

걱정 말라구 오늘의 일은


負けた事にしといてやる

마케타코토니시토이테야루

진 걸로 해 두고 있겠어


丘に立ち 手を広げて

오카니타치 테오히로게테

언덕에 올라 손을 펼쳐서


風を待ちはばたくのさ

카제오마치하바타쿠노사

바람을 기다려 날개짓을 해


僕は今 土を離れ

보쿠와이마 츠치오하나레

나는 지금 땅을 벗어나


大空渡る一羽の鳥

오오조라와타루이치와노토리

넓은 하늘을 건너는 한 마리의 새


南から風が吹いて

미나미카라카제가후이테

남 쪽에서 바람이 불어서


急に雨降り始めた

큐우니아메후리하지메타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春はすぐ隣にいる

하루와스구토나리니이루

봄은 바로 곁에 있구나


洗濯物 取り込まなくちゃ

센타쿠모노 토리코마나쿠챠

세탁물을 거둬들여야겠네


번역 : TypeMoon


말꼬리 ------------

1

처음 드라마시디와 애니 성우들이 다릅니다. 그 중 다크네스의 성우는 원래 아노우에 마리나에서 카야노 아이로 바뀌었는데 이미 육성방법에서 개변태 역을 했으니 카야노 아이도 좋긴한데 이런 연기는 이노우에 마리나가 저 적격이지요. 그러나 절망선생의 치리를 맡은 이후 그 다음 맡는 작품마다 개판인 역만 맡은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목소리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슬픈일이죠.(사실 키츠 치리도 괴상한 성격으로 바뀌기 전엔 좋았다능) 이노우에 마리나의 목소리는 어딘가 망가진 애만 맡기엔 힘이 느껴지며 맑은 희귀한 목소리죠. 다만 엔딩곡의 카야노 아이 파트, 그리고 카야노 아이가 혼자 부른 곡을 듣자면 이노우에 마리나가 이 노래를 불렀으면 이런 포근한 분위기는 안나와라고 자기 최면을 겁니다.

2

여기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은 잉여신 아쿠아입니다. 정말 맘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