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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애니음악

한 남자의 슬픈 인생 Tsubasa/Wing(AREA 88 Tv OST)

에어리어 88의 만화판 후반부를 보기 전까지

D모냥은 이걸 순정만화 읽듯이 펑펑 울며 읽었더랍니다.

죽은 줄 알았던 그들이 다시 뭉쳐 절벽 위의 공군기지에서

지상을 달리는 육상항모와 싸우고, 항공모함도 사들이는 이야기로

약간 그 정취가 사라졌지만요. 하하..

D모냥이 보기에 애니판 에어리어 88은 그야말로 남자가 나오는 순정물이었어요.

지금이야 흔한 연출이었지만

컴퓨터 없이 오로지 수작업으로 다 해치우던 시대에

OVA판은 마크로스의 이타노 서커스 만큼이나 혁명적인 영상을 보여준 애니입니다.

뭐, 달로스에 이어 OVA(요즘은 ODA) 시장을 만들어버린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요즘 좀 애니 봤다는 사람들은 유키카제나 마크로스 제로를 꼽겠지만

(아! 이젠 이것도 고전이 되어가는군요)

역시나 OVA는 시대를 앞서간, 아니 열어버린 명작입니다.

애니 좀 봤다는 사람 1000명에게 

나중에 나온 TV판과 어느게 낫냐고 물으면 999명은 이 OVA를 꼽을 겁니다.

그럼 1명은 누구냐고요?

바로 접니다. -_-;;


물론 약간의 밀덕성향으로 보긴 했지만

뭐랄까, 드라마라는 것을 더 중점을 두고 봤달까요.

원작 만화도 그렇고 OVA도 그렇고 비장미는 있었지만

그렇게 떨어져 버린 두 남녀가 왜 그렇게 강한 집념을 보이는 건지,

왜 둘은 아직도 사랑하는 건지,

왜 그 누구도 그들을 갈라놓을 수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약간 사내의 냄새가 강하게 남아있던 그 시대의 향수라면

(그 저주받을 중2병들이 지구 망쳐놓겠다고 발악하던 에바 이전) 

OVA는 걸작입니다.

다시 만든다면 그 노선을 따라가면 안되는 것이었어요.

왜냐 TV판을 꼽을 D모냥마저도 OVA는 신성불가침의 초걸작이니까.

그렇다면 이번엔 사람의 이야기로 가야죠.

어차피 이거 나오던 당시에 사람들의 눈은 

유키카제와 마크로스 제로로 성층권까지 올라갔을 땝니다.

(사실 TV판의 악평도 그런 면이 없지 않죠. 물론 공중전 장면은 쩝...)

이미 혁명에 눈을 뜬 사람은 그보다 낮은 것에 만족하지 못해요.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료코의 결혹식 장면은 바로 그 궁금증을 해소해준 장면이었어요.

왜 그 두 사람이 살아가는지

사진 한장과 달려가는 신부의 뒷모습이 압축해서 보여주었죠.

(사실 이 장면을 유키노 사즈키 연기의 최고라고 봅니다)

그리고 제3자의 입을 빌어 왜 그가 날아야 하는지를 설명해버립니다.

다들 엉망이라고 욕해도 이 장면 때문에 TV판을 버릴 수가 없네요.



이 곡은 주인공 카자미 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그 장면에서도 이 음악이 깔립니다.

그의 인생역정과 사내의 선택이라는 두 갈래의 충돌을 잘 담아낸달까요.

결국 그가 료코에게 돌아가는 수단도 날개였으니까요.


말꼬리 ------------------------------

안노는 나의 원쑤!(안노 묘오코는 해당 안됩니다. 그녀의 남편色姬 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