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목인 데자키 오사무감독이
후지 TV의 노이타미나 시간대에
겐지모노가따리 이야기를 한다고 했을 때 좀 놀랐습니다.
뭐, 그 시절이야 무라사키 시키부가 서술한지 천년이라나 뭐래나
하여간 어떤 연대를 기념하는 의미로 나온 작품이긴 했습니다.
하여간 요즘처럼 긴 호흡의 작품이 나오기 힘든 시절에
사람들에게는 항상 알아두어야할 이름이었겠지만
겐지모노가따리를 만들겠다니!!!
어디선가 들리기엔 야마토 와키의 아사키 유메미시를 원작으로 한다고도 했는데
마침 5권까지 산 정발본 띠지에도 그렇게 나와 있었으니
(용자 AK는 간다무보다 팬이 적을 이 작품도 정발했지요.. 정말 용자왕입니다)
과연 이걸 이디까지 끌고나갈 것인가.
혹시 겐지모노가따리를 가슴출렁출렁한 뽕빨물로 만들 것인가
(내심 야부키 겐타로 버전이 나온다면.. ㅎㅇㅎㅇ.. 탕!!)
방영시작과 함께 들려온 소식은 달랑 11편.
거기다가 데자키 감독이 만든 것은
원작의 흐름과는 다른 각도로 만든다는 말을 했다지요.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다 보고 난 결론은
2009년 최고의 걸작!!!!!!!
이란 평이 아깝지 않을 작품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2011년 데자키 감독이 폐암으로 사망함에 따라
이 작품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습니다.(명복을 빕니다)
생각해보면
그냥 4쿨짜리로 만들었으면 지나치게 늘어졌을 겁니다.
"하늘과 땅과"를 쓴 가이온지 쵸고로도 그 소설을 쓰던 시절에
고전과 현대인은 너무 멀어져버렸다고 한탄한 걸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것도 다 설명을 해야할테니
만드는 사람은 숨에 벅찰 것이고 보는 이도 수능특강 보는 기분일 겁니다.
데자키 감독은 그걸 파격적으로 전반부에 나오는 여인들 중심으로
해체하고 재조립을 해서
이 작품의 뿌리인 히카루 겐지의 사랑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11화 초반부와 마지막 부분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노 거장이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모든 걸 다 쏟아부은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릴랍니다.
겐지로 나온 사쿠라이 다카히로씨야 처음에는 빠다바른 연기를 보여주더만
이 부분에 가서는 왜 그가 이 역을 맡았는지 이해가 되겠더군요.
(은영전 외전<나선미궁>의 단역부터 쭉 봤지만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의 할무이 연기랑 이게 최곱니다)
위에 띄워놓은 곡은 아타리 쿄스케가 부른 엔딩곡 "사랑"
이 노래는 정말 이 애니를 다 본 후
과연 이 사랑은 누구를 향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네요.
물론 이 장대한 사랑 이야기의 축은
겐자와 그의 영원한 사랑 후지쯔보가 되겠지만
이 애니에서는 그것이 아오이가 될 수도,
무라사키가 될 수도, 또 다른 여인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이 노래는 겐지를 둘러싼 감정들의 회오리 느낌을 잘 담았습니다.
가끔 날씨 안좋은 날 듣게 되네요.
말꼬리 --------------
갠적으로는 츤데레 아오이가 제일 정이 가더군요.
일생의 대부분을 츤츤거리다 데레데레 할려하니 ... 흑흑
여담이지만 이 애니에서 아오이 역을 맡은 히다라 에리코는
아오이가 죽던 방영 주에
다른 작품인 야수조율사 에린에서도 죽더라구요.
(에린의 엄마, 처형당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가뜩이나 그 배역이 좋았는데 감정이입이 더 깊어지더군요.
가사는 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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