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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옛날 글

#012-천년여왕

불과 몇년 전까지 어떤 애니가 가장 좋았냐고 물으면 천년여왕이라고 답했을 것이다. 
다즈냥은 취미가 묘해 마징가 Z보다는 그레이트 마징가를, 
은하철도 999보다는 천년여왕을 더 사랑했다. 
두 개의 스피카를 보기 전까지 다즈냥이 가장 많이 울면서 보았던 녀석인 것 같다. 
다즈냥이 보기엔 은철은 너무 난해했다.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뭐 불교적 세계관 어쩌구 하더라만.. 
여전히 현세지향적인 달자는 좀 더 내가 사는 세계의 이야기가 더 끌렸다. 
나중에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스토리 라인,(은철, 천년, 하록, 에스메랄다.. 모두!!!) 
천년의 테츠로가 은철의 테츠로의 조상뻘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테츠로의 아버지가 죽으며 남긴 '철아, 별을 보아라'란 유언에 울고 
전철 안에서 범인과 비슷한 용모의 사내에게 돌진하는 장면에서 울고
(이런 말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에 다즈냥은 약하다) 
자기 생일이 9월 10일이라며 초대하는 여자아이를 보고 울고, 
천년여왕의 부하, 눈만 크고 원반을 던지던 아줌마 죽는 대목에서 울고
(당시엔 제일 좋아했다) 
천년여왕이 블랙홀로 자폭할 땐 아예 패닉상태에 빠졌다. 
김국환 아자씨의 그 처절한 목소리가 계속 맴돌고 
(메칸더 브이, 스타에이스 주제가와 함께 그 양반 최고의 걸작이라 생각) 
왜 노래방에 천년여왕 주제가가 없냐고 투덜거린 것을 보면 
그 때 받은 무언가가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었나보다.

얼마전 천년의 극장판을 보았지만 TV판을 전혀 따라오지 못하는 내용에 실망. 
이거 TV판 고화질이나 구해봐야겠다. 혹시 모르지 또 펑펑 울어댈지도.. 

말꼬리 : 
천년의 메텔이 은철에 나오는 그 메텔이라지만 
은철의 메텔이 더 아름다웠음을 인정한다. 
꽤 많은 친구들에게 그렇듯 은철의 메텔은 내 첫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은철 극장판 DVD를 보면서 다시 메텔에 반해버렸다.

- 0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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