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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옛날 글

#004-플라네테스

    도시의 불빛이다. 어딘지 궁금하다. 
    마치 별같다. 
    지상의 누군가, 이 방송을 듣고 있나 ? 
    나는 인류의 첫 우주 비행사다. 
    처음으로 인간이 별들의 세계를 누비고 있다. 
    산이나 바다가 그랬듯이, 우주 역시도 옛날엔 신이 지배했다. 
    그리고 지금부터 우주는 인간 활동의 무대가 될 것이다. 영원히. 
    십중 팔구는 쓸모 없는 곳으로 바뀔 것이다. 
    우리는 지상을 더럽혔고, 하늘을 오염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찾아서 우주로 나왔다. 
    인류의 지배가 얼마나 연장될까 ? 
    이 방송을 듣는 누구에든지, 부탁한다. 
    인류가 살아있는 것에 대한 감사기도를 - 방법은 따지지 않겠다. 
    어떻게든, 우리에게 자비를 보이시고, 은총을 베푸시고 
    우리들 죄의 역사 마지막에 우리를 어둠에 내버려두지 마소서, 
    우리들의 절망 속에 하나의 빛나는 별을 주소서. 
    - "왕립우주군"에서

11화에서 에르타니카에서 우주복을 만든 사람이 고국의 상공에서 울먹이는 대목 
"왜.. 왜죠? 여기서는 전쟁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데, 그저 지구만 있을 뿐인데.." 
왜 그런지 왕립우주군의 한대목과 칼 세이건의 말이 생각났다. 
해왕성궤도에서 보이저 2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의 사진을 보며 
저 점 하나를 두고 왕과 장군들이 피흘리는 다툼을 해왔다..는 말. 
원작만화를 놓칠 뻔 했었다. 
그 때 "문라이트 마일"에 빠져 있어서 왜 그런지 손길이 가지 않았다. 
문라이트 마일이 달에 다시 도달하기 위한, 
그리고 아주 가까움 미래와 소리없이 진행되는 냉혹한 현재의 하드보일드라면 
이 작품은 아직 꿈을 가지려는 인간의 얘기다. 
하치의 아버지는 하치가 태어날 때 화성에 있었고 화성 역사상 첫 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하치는 우주 쓰레기(데브리)를 회수하면서 목성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유리는 우주로 오는 도중에 아내를 잃었다. 
그 아내가 남긴 유일한 유물, 나침반을 찾아 오늘도 우주를 헤멘다. 
목숨을 걸고 찾아낸 그 나침반에는 "유리를 지켜주세요"라는 기도가 적혀있었다. 
우주로 나와서 생기는 백혈병이나 암과 같은 여러 병들, 
(실제로 소련의 실험결과 우주 장기체류시 하루 2-3시간 이상 운동을 해도 
근육이 심각할 정도로 감소했다. 아직 특수한 병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 
아주 사소한 실수로도 죽을 수 있는 위험에도 그들은 우주로 나간다. 
바닷가의 사내들이 풍랑과 연애를 해왔던 것처럼.. 
"문라이트 마일"이 현재까지의 우주개발과 향후 10년간의 전개과정에 대해 
교과서 이상으로 자세한 정보를 주고 있다면 
(만화라고 우습게 보지마라. 읽다보면 그 정확함에 소름돋는다) 
이 작품은 인간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원작에도 없는 부분이 하도 많이 들어가서 여전히 초반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하치는 목성행 우주선을 탈 것이고 타나베와 결혼도 할 것이다. 
원작을 뛰어넘는 애니, 잘 만들었다. 별 넷을 주마!! 

* 아무래도 타나베 성우가 낯이 익어 찾아봤더니 
풀 메탈 패닉에서 치도리의 성우를 했던 유키노 사츠키다. 
(치도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약간 흥분) 
* 11화까지만 보고 이 글을 썼다. 총 26화 중 24화가 나온 상황, 
원래 하고팠던 말은 뒷 부분을 다 보고 적기로 하자. 후반전에 보자. 

-0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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